독일관에서는 모든 사람이 론제가 커뮤니티의 일원으로 초대된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소리, 세차게 흐르는 강물, 모닥불이 켜지면 낮이 긴 밤으로 변하는 모습을 발견해 보길 권유한다.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관람객은 론제가 주변 환경을 시청각적으로 경험하고 풍경을 감상하며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물길 사이에서 두물마을’의 일곱 가지 요소는 관람객들이 론제가 프로젝트가 지향하는 낮은 문턱의 예술적 실천과 콜렉티브 작업 방식에 대한 대화에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1

 

Fit
구유리
2024
식물, 피트니스 기구
가변 크기

산골짜기 자리한 론제가 (Longega)는 울창한 숲과 산이 주는 아름다움에 둘러 싸인 마을이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자연 스레 주변을 탐험하고 다양한 동식물을 접하며, 자연 깊숙한 곳에서 느낄 수 있는 특별함을 경험한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일부 산림지역은 보존을 위협받고 있다.
구유리의 설치작품 은 피스니스 기 구 위에 서 있는 살아있는 나무들로 구성 된다. 이 작품은 ʻ진동하는 나뭇잎으로달 궈진 공기’와 ʻ최적화의 요구 사이’에서 ʻ현대의 숲’을 묘사한다.
작가는 이에 대해 “피스니스 기구 위에 서 우리의 움직임은 자발적이기보다 기계 에 의해 움직임을 허락하는 수동적인 양 상을 보인다.”, “나무 한 그루의 움직임은 거대한 숲을 이룰 때 보다 명확하게 인식 된다.” 라고 설명한다.
전시장의 움직이는 조명은 나무를 따라 긴 그림자를 만들어내며, 낮과 밤의 리듬 을 재현한다. 론제가에서의 낮과 밤은 매 우 인상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이들 각각 의 분위기는 장소, 사람, 식물, 그리고 동 물에 대한 감각마저 새롭게 한다

2

 

Stöa
<스토아>
론제가 프로젝트
2024
나무 혼합매체 가변 크기

ʻ론제가 프로젝트의 통나무집’은 ‘만남과 교류의 장’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중심 가치를 반영한다.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작가들은 이곳에서 함께 일상을 나누고 작업하며 영감을 찾아간다.

전시장 천장에는 프레임 구조물이 설치되는데, 이 형태는 론제가 프로젝트의 본부 격인 통나무집의 단단한 지붕을 연상시킨다. 예컨대 이 오두막의 기본 요소가 되는 ‘지붕에 설치된 빗물받이’, ‘화분’, ‘나무 장식’은 중요한 부분만이 드러나도록 추상화의 과정을 거쳐 조각적인 형태로 재창조된다.

그 밖에 설치작품의 일부인 널빤지로 제작된 넓은 테라스는 각종 행사의 무대가 되고, 바와 좌석을 갖추어 방문객에게 쉼터를 제공한다. 또한 특별 운영 시간과 행사 동안에는 라딘과 한국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기회도 이곳에서 마련된다. ‘론제가 프로젝트의 통나무집’ <Stöa>는 단순한 설치 작품을 뛰어넘어 그들의 중심 가치인 ‘만남과 교류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3

 

Campfire
<모닥불>
클라우디오 마티아스 베르톨리니
2024
나무 LED 조명 금속
150 x 200 cm

밤이 되면 론제의 앞마당은 모닥불의 힘을 빌려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바라보며 함께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낯선 이들 사이엔 어느새 묘한 연대감이 형성된다.

클라우디오 마티아스 베르톨리니의 ʻ전기’ <모닥불 Campfire>은 화로 안에 컬러 네온 튜브가 설치된 작품이다. 전시장에서는 작가가 속해 있는 퍼포먼스 밴드 ‘쿤스트슈토프베르크슈타트’ Kunststoffwerkstatt와 객원 멤버 프란츠 알라인 franz allein의 공연이 펼쳐진다. 작품은 ‘모닥불’ 옆에 앉아 공연을 보며 편하게 담소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Edaphones
<에다폰 토양의 유기체>
넬레카 올리버 하우스만
2024
알루미늄 리사이클링 필라멘트 흙 솔잎 엽록소 서양잣나무 오일 모래 각
220 x 40 x 40 cm

소리 조각 <Edaphones (토양의 유기체)>는 <악마의 바이올린>에서 기인하며, 이는 카니발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악기의 독특한 소리와 리듬은 종종 풍요를 기원하거나 겨울을 추방하는 의식에 쓰인다. 론제에서는 특히 즉흥 연주에서 이 민속 악기가 자주 등장한다.

넬레카와 올리버 하우스만의 <Edaphones>은 세 부분으로 이루어진 조각 시리즈로 알루미늄, 나뭇가지, 흙 등 다양한 재료들로 제작된다. 각각의 모델은 위 악기들을 나타내며, 실제로 연주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진다.

이 작품은 론제가 프로젝트의 공연 중 ‘활성화’되며, 밟고 구르는 행위를 통해 지구의 미생물과 접촉을 시도한다. 이러한 소통 방식은 시간을 가시화하는 동시에 스스로 없던 것이 된다. 대지, 그 성장의 토대 위에 솔잎, 흙물, 모래가 악기에서 흘러나온다. 이 조각들은 지구의 보이지 않는 소리를 생명으로 변환시키며, ‘지구의 소리굽쇠’ 역할을 한다. 그들은 리드미컬한 소리를 생산해내며 생물권 깊숙이 공생을 시작한다

4

 

Transformation of a shadowless existence
<그림자 없는 존재의 변형>
파비안 파이히터
2024
파라핀 실리콘 금속
500 x 170 cm

론제가에서 강과 다리는 삶에 필수적인 장소로 오두막과 작업장을 이어줄 뿐 아니라, 사람과 자연을 결합시키는 곳이다. 이처럼 도로와 집 사이에서 중심 연결 고리로서 역할을 하는 론제가의 다리가 2022년에 발생한 홍수로 인해 쓸려가버렸고 이후 복구되지 못했다.

파비안 파이히터는 <그림자 없는 존재의 변형 Transformation of a shadowless existence>을 통해 당시 파괴된 다리의 파편을 조각적으로 재구성한다. 이 작품은 한국과 남부 티롤 간의 연결을 상징화하며, 견고한 구조를 보여준다. 반면 조각의 표면은 파라핀 같은 재료에 의해 불안정한 인상을 주는데, 이는 관계와 구조가 외부의 영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불완전한 존재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 밖에도 작품에 등장하는 ‘손가락 씨름’ Fingerhakeln 핑거하르켄은 민속 축제에서 자주 행해지는 놀이로, 이 역시 연결을 상징하는 요소로 볼 수 있다.

5

 

Fata Morgana
<신기루>
김시영
2024
식물 형광물감 혼합매체
가변 크기

론제가에서 주변 환경을 탐색하는 것은 그것 자체로 예술 활동이 된다. 작가들은 자연을 산책하며 버섯과 열매를 채집하고 저녁 식사 자리에서 이 수확물을 나눠 먹는다. 그리고 이 자연의 소산물은 더 나아가 예술 작품의 재료로도 사용된다. 작업은 단순히 작업실 안에 국한되지 않고, 숲과 주변 환경 전체가 하나의 작업 공간이 된다. 이러한 ‘탐색과 수집’ 과정은 본능적인 식량 조달 행위를 상기시키며, 고대의 ‘수렵과 채집’ 본능을 되살리는 동시에 도시 생활에서 벗어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김시영의 <Fata Morgana 신기루>는 바로 이 ‘탐색과 발견’에 관해 이야기한다. 작가는 형광물감과 다양한 식물의 무리로 이루어진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발광하는 물감은 식물의 잎과 줄기에 뒤엉켜 유기적인 형태를 만들어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래지며 전체 설치물의 변화를 불러온다.

어두운 전시장에서 관람객은 조명에 의존해 희미하게 빛나는 식물을 관찰하게 된다. 작가는 우리에게 익숙한 공간에서 벗어나 전시장의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새로운 감각을 찾아보길 권유한다.

6

 

Alles kann schief gehen, alles kann gut gehen
<모든 게 잘못될 수도 있지만, 모든 게 잘 될 수도 있다>
론제가 프로젝트
2024
혼합매체 가변 크기

론제에 있는 목공 작업실에서도 레지던시 작가의 작품이 제작된다. 작업장은 1000 갤러리와 인접해 있으며, 사실상 반쯤 폐허가 된 이 공간은 실험적 전시 공간으로 사용된다. 화이트 큐브와는 달리, 이 공간에서는 자연을 탐험하고 조화를 찾아가는 태도가 요구된다.

론제가 프로젝트의 <모든 게 잘못될 수도 있지만, 모든 게 잘 될 수도 있다 (Anything can go wrong, anything can go right)>는 이들이 론제가에서 실천한 ‘틀에서 벗어난 실험적인 공간’에서 출발한다.

‘론제가’라고 적힌 불켜진 녹색 간판이 워크숍으로 가는 길을 가리키는데, 마치 실험실 같은 이 ‘열린 공간’에서는 다양한 워크숍이 개최된다. 공간 내부에 마련된 아카이브 센터에서 관객은 콜렉티브의 역사와 그들의 기조를 엿볼 수 있는 기록물과 함께, 론제에서의 영상과 사진, 다큐멘터리도 찾아볼 수 있다. 관객과의 워크숍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도 추후 이 공간에 반영될 예정이다.

 

Schwitzen, Schlamm und Gloria
<땀, 진흙 그리고 영광>
론제가 프로젝트
2024
실시간 비디오 스트리밍 혼합 매체 가변 크기

<땀, 진흙 그리고 영광 Sweating, Mud and Gloria>은 티롤 남부 론제가의 흐르는 강물의 송출 장면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강은 끊임없이 그 형태와 색을 달리하며 나아간다. 낮에는 잔잔하게, 밤에는 시끄럽게 늘 귓가를 맴돈다. 이 실시간 비디오는 관객을 ‘조수와 계절의 변화’에 더 깊이 다가가도록 한다. 강은 언제나 흐른다, 낮에도 밤에도.

7

 

180% on fire
<180% 불타오르다>
론제가 프로젝트
2024
혼합매체 가변 크기

배드민턴 토너먼트는 론제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경기는 매 전시 오프닝 후에 레지던시 아티스트와 게스트에 의해 주최되며, 모두가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경기에 임한다.

론제가 프로젝트의 <180% 불타오르다>에서 ‘경기장’과 ‘스포츠 활동’은 관객 참여 퍼포먼스 및 설치작품이 된다. 공식 경기는 론제가 프로젝트의 전통에 따라 개막식 다음 날에 열린다.

이번 대회는 호랑가시나무 창작소(Horanggasy Creative Studio)가 주관하며 광주역사민속박물관 전시장에서 개최된다. 관심 있는 누구나 독일관 웹사이트 (www.german-pavilion-gwangju-biennale.org)에서 사전 예약을 통해 참여할 수 있고, 우승자에게는 론제가 프로젝트와 함께하는 저녁식사 초대권이 주어진다. 공식 경기 이후에도 경기장은 관람객에게 개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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